생명의 땅, 강화갯벌

생명의 땅, 강화갯벌

240제곱킬로미터의 광활한 강화갯벌. 
우리나라 갯벌 면적의 9.2%를 차지하며 단위 갯벌로는 서해안 최대 규모의 갯벌입니다. 강과 바다, 그리고 달의 교감이 드넓은 갯벌을 만들었고 이에 기대어 삶을 이어가는 수많은 생명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칠게며 세스랑게, 방게, 밤게, 엽낭게, 흰이빨참갯지렁이, 민챙이, 황해비단고둥 등 헤아리 수 없는 갯벌생물들이  강화갯벌을 더욱 풍요롭게 합니다. 

칠게(Macrophthalmus japonicus) 수컷

우리나라 펄갯벌의 우점종으로 윗쪽이 약간 넓은 직사각형의 등갑을 가지고 긴 눈자루를 가지고 있습니다. 4월 경이 되면 수컷 칠게들이 집게발을 하늘 높이 들어올리는 구애행동을 합니다.

수컷 칠게의 구애 행동

칠게(Macrophthalmus japonicus) 암컷

칠게 암컷은 수컷에 비해 작은 집게발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갯벌에 사는 게들은 대부분 수컷이 암컷에 비해 집게발이 큰 편입니다.

농게(Uca arcuata) 수컷

한쪽 집게발이 다른 집게발에 비해 엄청나게 큰 이놈은 농게입니다. 수컷의 붉고 거대한 집게발은 영역 싸움을 위한 무기나 건강함을 과시하는 구애 행동에 사용합니다. 

농게(Uca arcuata)

반면 암컷 농게는 집게발이 작고 양쪽의 크기가 같습니다. 집게발이 작다고 수컷에 비해 불리한 것만은 아닙니다. 암컷은 두개의 집게발을 이용해 부지런히 먹이활동을 할 수 있지만 수컷의 커다란 집게발은 먹이활동에는 아무런 쓸모가 없기 때문입니다.

흰발농게(Uca lactea)

농게와 흡사하지만, 크기가 작고 커다란 집게발이 흰색인 이놈은 흰발농게입니다. 사는 곳도 달라 농게가 펄이 많은 곳에 살지만 흰발농게는 모래가 많은 혼합갯벌에 삽니다. 개체수가 급격하게 감소해 멸종위기종 2급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밤게(Philyra pisum)

눈자루가 거의 없고 굴도 파지 않으며 갯벌 위를 느릿느릿 기어가는 이놈은 '밤톨'처럼 생겼다고 밤게입니다. 서양에서는 조약돌게(Pea pebble crab)이라고 부릅니다. 걷는다리 사이가 다른 게들에 비해 넓어서 앞으로 걷습니다.

길게(Macrophthalmus dilatatus)

칠게와 혼동하곤 하지만 칠게보다 갑각 너비가 넓고 집게발가락 사이의 틈이 넓습니다. 또 집게발가락 위쪽에 황갈색이 돌기가 오돌토돌하게 나 있습니다. 그래서 영어이름도 돌기손(Granulate-hand)이지요.

도둑게(Sesarma(Holometopus) haematocheir)

미소가 멋진 이놈은 도둑게랍니다. 바닷가 산자락에 굴을 파고 사는데 야행성에다 잡식성이어서 부엌에 들어가 밥이나 반찬을 훔쳐 먹는다고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스마일게(smile crab)라는 예명이 있지요.

고랑따개비( Balanus albicostatus Pilsbry)

고랑처럼 홈이 파져 있다고 고랑따개비. 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게와 친척간이지요. 물이 들면 숨판(뚜껑)을 열고 다리를 내밀어 물속의 플랑크톤 등을 걸러서 잡아 먹는답니다. 이 다리가 마디가 있어 게와 같은 절지동물로 분류되어요.

민챙이(Bullacta exarata)

미끈미끈한 점액질을 뿌리며 갯벌 위를 느릿느릿 기어가는 이놈은 민챙이랍니다. 민달팽이처럼 껍질을 벗어버린 누드고둥이지요. 뒷부분에 작은 껍질이 흔적으로 남아 있습니다.

민챙이의 짝짓기

자웅동체인 민챙이지만 평소에는 이렇게 짝짓기를 한답니다.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개체와 유전자를 교환함으로써 건강한 후세를 만들기 위해서죠. 태극무늬처럼 둥글게 몸을 말고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짝짓기를 합니다.

민챙이 난괴(알집, 알주머니)

5~6월 경이면 갯벌에 민챙이의 알주머니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젤리처럼 말랑말랑한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천 개의 작은 알들이 모여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개맛(Lingula unguis)

마치 조개처럼 두개의 껍질을 가지고 있지만, 아랫부분에 나온 근육질의 꼬리(?)를 이용해 갯벌 속을 오르락내리락합니다. 완족동물이라고 하는데 무려 5억년 전부터 이 모습으로 살아온 화석생물입니다. 

갯강구(Megaligia exotica)

바닷가(개)에 사는 바퀴벌레(강구, 경상도 사투리)라는 뜻이지만, 바퀴벌레와 달리 게나 새우와 친척지간이죠. 해안에 밀려온 사체를 모두 분해해 먹어 치우는 갯벌의 훌륭한 청소부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