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로운 생명의 땅

풍요로운 생명의 땅, 강화갯벌

강화에 갯벌이라는 이름의 터가 생긴 이래 사람은 그에 의지해 생명줄을 이어왔습니다. 달과 바다의 교감이 밀물과 썰물을 만들었고 갯마을 사람들은 그 교감 작용에 의지해 살아왔습니다. 수천 년 전부터 그랬듯이 갯마을 사람들은 물이 빠지면 어김없이 갯일을 나갑니다. 

사람만이 아닙니다. 사람은 갯벌에 의지해 살아가는 헤아릴 수 없는 생명 중 하나일 뿐입니다. 칠게며 농게며 풀게며 방게며 세스랑게며 펄털콩게며 길게며 무늬발게며 밤게며 엽낭게며 민챙이며 갯우렁이며 서해비단고둥이며 좁쌀무늬고둥처럼 갯벌 위에서 볼 수 있는 놈들이 있는가 하면, 흰이빨참갯지렁이며 두토막눈썹참갯지렁이며 털보집갯지렁이며 미갑갯지렁이며 개맛이며 갈색새알조개며 가무락조개며 낙지며 바지락처럼 갯벌을 헤집어야 찾을 수 있는 놈들도 있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갯벌 여기저기 널려 있는 바위 표면에는 따개비며 굴이며 총알고둥이 다닥다닥 붙어 있으니 갯벌 구석구석 생명이 숨 쉬지 않는 공간이 없습니다. 

여기에 철마다 그 종류를 달리하며 갯벌을 찾는 새들 역시 갯벌의 주인공입니다. 봄, 가을 이동 시기가 되면 수천 마리의 도요물떼새들이 강화갯벌을 가득 메웁니다. 수천 킬로미터를 치열하게 날아 온 이들에게 갯벌 생물들은 장거리 여행에 꼭 필요한 영양원이 되기 때문이죠. 전 세계에 2,500여 마리 밖에 되지 않아 멸종위기동물 1급으로 지정된 저어새에게도 강화 갯벌은 없어서는 안 될 귀한 존재입니다. 

자연이 빚은 최고의 선물, 신비로운 갯벌 생태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